하루종일 돌아다닌 탓인지 모텔에 들어오자 마자 잠시 침상에 누워보니 어느새 단잠을 자다 밖에서 떠드는 소리에 깨어 밖으로 나와보니 잠결이라 그런지 어느 동네에 와 있는 느낌이 듭니다.

착시현상이라 그런지 좀처럼 어색히지 않은 분위기에 매료되어 다시 방안 문고리를 어루만지며 들어가보니 어느새 아내가 잠에서 꺠워나 아까 사와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캔맥주를 꺼내놓고 나더러 먹을 것냐고 물어봅니다.

과자부스러기를 안주삼아 먹는 맥주는 어느새 벌써 다먹어 가고 있네요.

시간이 너무 늦어도 상영하는 유선 방송은 여기서도 나오네요.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마땅한 방송을 찾아보지만 별재미가 없어 그만 끝고 내일을 향해 눈을 부쳐봅니다.

밖에서는 간혹 웅성거리는 술꾼들이 고함소리가 귓전을 스쳐갑니다. 그소리를 자장가 삼아가며 깊은 잠에 빠졌는지 눈을 뜨니 벌써 새볔이네요. 아침 기상과 함께 대충 씻고 약속된 시간7시에 조식을 하기위해 식당으로 갑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밥과 된장국인데 건데기는 뭔지 모르지만 간간한게 맛이 절묘하더군요. 입맛이 돌아 밥공기를 한공기 더 먹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반찬들도 맛있고 좌우간 입에 호사를 또 누립니다.

식당에서 나와 미팅장소로 가기전 옷매무새를 만지기 위해 다시 찾은 모텔방에는 어제 잤던 흔적이 고스란이 침대에 베겨 있네요.

대충 정리하고 나오니 저멀리 일행들이 인사를 하네요. 서로 밝게 인사를 나누니 여행은 역시 맘에 넉넉함이 쌓이는 것 같은 뿌듯함이 있네요.

하여간 약속장소로 나가보니 아직 이른지 가이드님은 아직 뒷전 이신지라 멀쭈미 있으려니 좀이 쑤시네요.

주변에 있는 아름드리 나무 밑에는 어디사시는 분인지는 몰라도 이른 아침부터 캔맥주 하나를 안주도 없이 술 한모금 하시는 연로하신 분이 벤치에 앉아있어 말을 걸어봅니다.

 만당카페에서 만난 후박나무전설을 잘알고 있는 듯 ....

"아저씨 혹시 이나무 무슨 나무인지 아세요?. 나무가 굉장히 오래된 것 같아요!"

하고 여쭤보니 그 아저씨 혼쾌히 말씀하시 길 "후박나무입니다. 약 한400년 되었다고 합니다." 하며 이애기 저애기를 주고 받고 하다보니 가이드님이 오시네요. 잠시 인사를 나누고 헤어져 가이드님께 달려가니 가이드님 오늘 일정에 대해 말씀 하시네요.

오늘일정은 육로관광후 오후에 독도 진행한다고 합니다. 잔뜩 기대하고 우리는 버스에 오릅니다.

맨앞에 타서 버스안에서 밖을 촬영하기 위해 삼각대를 설치하고 동영상 촬영에 임해봅니다. 차는 서서히 출발을 하여 해안일주를 합니다. 곳곳에 형상을 음미하는 듯한 모습을 가진 갖가지 바위와 함께 여행을 하다보니 울릉도 특산물인 호박식혜를 먹을 수있는 기회가 있었고 자연산 오징어도 득할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호박엿도 맛보고 명이 빵도 먹어 볼수 있는 기회가 되어 매우 즐거웠습니다.

특히 예림원이라는 곳에는 이름모를 많은 꽃과 해국들이 천국. 아니 정말 천국같은 느낌을 갖는 것은 저만이 생각이 아닐 것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사진으로 주워 담았습니다.

내려와서 해중전망대로 다시 한번 질주를 해봅니다.

도착한 해중전망대에는 바닷속 고기들이 유영을 하는 모습을 그대로 볼수 있어 잠수부가 된 느낌마저 들었지요. 많은 수의 물고기들이 유영하는 모습을 직접본 것은 아쿠아리움에서 갇혀있는 고기를 본 이후 첨입니다.

나리분지를 지나면서 그냥 훤하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또 한 여기도 유병헌이 땅투기를 하였다는 가이드 기사분말에 적잖은 실망을 느낍니다.

시간이 언제 갔는 지 모를정도로 느끼고 있을 즈음 차는 어느새 맛있는 산채비빔밥을 하는 식당에 가게 되었는데 여기도 역시 맛이 뛰어납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로 부산함도 없진 않았지만 그자체가 더욱 맛을 느끼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을 보면 저 또한 벌써 여행의 달인이 되었나 봅니다.

식사를 다하고 자판기에 동전을 교환하여 커피두잔을 뽑아 들면서 생각해보니 좀 인색? 그러나 여긴 울릉도가 아닌가? 하며 생각을 접어봅니다. 아무래도 생필품은 서울보다는 매우 비쌀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차에 올라타니 백리를 가는 백리향으로 만든 화장수를 파는 곳에 잠깐 들려봅니다. 백리향 차도 무료로 맛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우린 여기서 화장품을 몇개 사와 지금 사용중에 있습니다. 자극없는 화장품인지라 피부가 약한 우린한텐 딱 맞네요.

하여간 차는 다시 처음 출발했던 저동항으로 돌아갑니다.

저동항에 도착하자 마자 오후 일정에 대해서 듣는 순간 제귀를 의심하고 말었습니다. 아니 실망하였습니다. 그렇게도 가고팠던 독도 여행이 파도로 인해 결항소식을 접하니 애써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에 섭섭함이 베어 나옵니다.

다시 정신을 차려 무엇을 해야할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독도박물관과 케이블카 해안 산책로등이 남아있더군요.

하는 수없이 택시를 타고 독도박물관으로 가보았습니다. 역사박물관인지라 깔끔한 맛은 있었지만 재미는 별루...

인증샷만 남기고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줄을 서서 대기순서만을 기다렸습니다.20여명이 탈수있는 케이블카는 금방 제차례가 되어

독도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저를 데려다 주네요.

바람이 정말 세차게 불어 결국은 제가 쓴 모자를 손에 꼭지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게되는 불편함을 감수하였습니다.

해안접경까지 내려가 아스라히 펼쳐지는 수평선을 쳐다보니 정말 장관이 따로없네요. 독도를 못간다는 것보다 혹 섬에 갇혀서 고생하는것 않인지 하는 두려움이 생겨나네요. 겉으로는 그냥 몇일 푹 쉬다가 가면 되지 하면서 아내에게 내뱁지만 사실 저또한 걱정을 많이 했지요.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도동항으로 걸어가니 저멀리 도동항여객터미널이 보입니다. 산책로는 일부 구간이 낙석으로 인해 공사를 하는관계로 연결통로 안내표지판이 붙어 있어 그대로 가봅니다.

터미널 뒤로 나있는 해안산책로는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도 하면서 조금은 겁이 나는 파도소리와 검푸른 바닷물을 내려다 보니 마음 한구석에 희열이 일어나네요. 좀 두렵군요.원래 제가 물을 싫어해서인지는 몰라도.ㅋㅋ

 적잖은 거리를 좁은 틈새로 헤집고 나아가니 길이 중간에 끊겨 되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네요.

근처에 식당을 하시는 현지인이 있어 물어보니 저동항으로 가는 옛길이 있다하여 가르켜 달라고 하니 산으로 올라가 하산하는 길이라 하네요. 어떻게 할까요?

걱정할 것도 없이 아내는 앞서 나갑니다. 앞에 먼저사람이 지나갔다고 하며 걱정도 하지않고 나갑니다.

전 튼튼한 아내를 믿고 저또한 따라갑니다. 방목한 염소들이 바위에서 놀고 있네요.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도로로 포장되어 있어 조금은 편했지만 처음 가는 길이라 조금은 걱정도 앞서네요.

갈라지는 길에 이정표가 있어 저동항 옛길로 걸어가니 어느 새 포장도로는 없어지고 그냥 등산로가 시작 됩니다. 날씨가 어두워지기전에 빨리가야 할 터인데 하면서 부지런히 갑니다.

어두워 질무렵 저멀리 저동항이 보입니다.반짝이는 불빛들이 너무 멋있는 풍경이네요.

쉴새없이 걸었던 탓인지 양 무릎이 부은 것 같아요.뻣뻣한 걸음걸이로 저동항으로 내려오니 현지인들이 놀래네요. "아니 이길로도 오시네요" 하면서 말입니다. 옛날에 도동항에서 저동항으로 넘나들던 길이라고 하네요. 좀 뿌듯함을 느낍니다.

저녘식사를 하기전 횟집에서 회라도 한접시 먹을요량으로 아침에 보았던 독도횟집 수산으로 가봅니다.

한자리 앉아 모듬회 한접시와 통오징어 한접시를 시켜 놓고 음미해보니 자연산이라 그런지 조금 맛은 있네요. 그런데 통오징어는 너무 텁텁해요. 먹물이 응고되어서 인지는 몰라도 조금 먹기가 불편했습니다.

음식을 과하게 시킨탓에 아내에게 혼나고 모텔로 들어갔습니다. 한참 지난  후 그래도 밥은 먹어야 겠기에 조금은 늦은 시간이래도 식당문을 연 어제먹던 정애식당에서 따개비 칼국수를 먹어봅니다. 국물만 먹겠다던 아내는 왠지 맛이 있었는지 잘 먹네요.

식사를 다 마치고 내일 오전 10시에 시스타호를 타고 돌아갈 생각에 모텔에서 일찍 자기로 했습니다. 일출사진도 찍고 갈겸해서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