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막 

아침부터 부산을 떨고 나왔지만 강천산 가는 길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시청역에 도착하여 4번 출구로 올라가니 반갑게 맞이하는 가이드 유샛별씨가 눈에 띄어 인사를 하고 옮겨가니  저 위에서 다가오는 반가운 송정욱과장님. 인사를 나누기 무섭게 이선애가이드를 만나 일행들이 타고 있는 버스에 승차하여 자리에 착석하여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출발시간이 다되었지만 마지막 손님 두분이 안타서 출발지연이 되었다.

약 십여분이 지나 마지막 여성분들이 탑승하자 차는 노란리본이 휘날리는 청계천변을 뒤로한채 다음 손님들을 태우기 위해 양재역으로 출발하였다.

가는 동안  뒷칸에 앉은 나이 든 여자분들 때문에 의자한번 뒤로 제끼지 못하고 꼿꼿하게 세어 있으려니 여간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닌가!  조금 뒤로 제껴두 하등 앉아 있을 때는 불편하지 않는 데 손으로 의자를 탁탁치며 고함을 쳐된다. 정말 고약하다. 내색하지 않을려고 노력했지만 연실 화가 나는 것을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앞에 앉은 죄라 생각하며 忍자를 3번이상 쓰고 또 쓰고 있었다.

아내만 없었으면.... 큰 싸움이 될뻔 했을 터인데.... 참자 , 참자 하며 긴 한숨을 내쉰다.

그분들의 논리는 의자는 생긴데로 있어야 하는 것이고 뒤로 제켜 뒤칸이 좁아지면 안된다는 것이다. 뒤로 약간 제껴가는 사람들이 순간 부럽다는 생각이 간절히 머리속에서 휭하니 나타나 사라진다.

죽전휴계소까지 오는 동안 교통이 많이 지체되어 약속 시간보다 무려 약1시간이 지난 상태였지만 올라오는 일행들은 한결 밝은 표정들 이었다.  마지막 일행들을 태우고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를 진입하여 정안휴게소까지 가는 길은 상당히 교통체증이 심했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던가!" 하는 생각도 잠시 정안휴계소가 저만치 다가온다.

주어진 짧은 시간안에 생리현상들을 마치고 탑승하니 저마다 차안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가지고 탑승한다.

뒤칸에 있는 여자분들은 삶은 계란을 먹는지 닭똥 구린 냄새가 난다. 여하간 기분 나쁘게 하는 분들이 틀림없다. "???"

다시 차는 목적지인 강천산을 향해 달려갔다.

약 서울을 출발한지 약5시간만에 강천산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버스 안에서 바라봤던 강천호를 보면서 마음 속으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것보다 훨씬 주차장 에서 내려본 강천산 풍경은 신록의 만연하여 눈이 부실 정도로 Emerald 광채가 난다

여기 등산로 탐방을 첨부해본다.

벌써부터 흥분이 된다. 승차시간을 배정받고 제1코스 탐방길을 선택하여 재빠른 걸음으로 강천산 매표소를 거쳐 나가가니,저만치 강천산 군립공원 표석이 나를 반긴다.

계곡사이로 흐르는 물은 석회성분이 있는지  매우 탁한 진회색 이었지만 그 자체가 더욱 신비한 건 어쩔 수없는 비경이다.

발걸음을 재촉 하며 올라 가니 도도히 펼쳐지는 병풍폭포가 "나도 있소" 하는 포스로 다가온다.

정말 잘 왔다는 생각도 잠시 아직 이르지만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해맑게 웃는 아이들모습에서 동심이 그리워지는 것은 "나이가 먹어가는 탓일까?" 하며 구름다리를 향해 걸음을 재촉해본다.

가는 도중 만난 남근석및 여행객들을 위한 벤치들이 좀 인위 적이지만 자연과의 잘 어울리는 것이 강천산이 주는 특혜라 할까?

하여간 많은 생각을 하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초록색의 향연들이  저마다 "나를 보고가요". 하며 달려든다.

숲속의 각종풀과 나무와 돌들의 조화, 그리고 시원한 물줄기를 내려주는 폭포수......

아침에 기분이 상했던 부분을 한방에 날려보낸다. 가슴이 뻥뚤리는 느낌이다.

발길 닿는데로 가고 싶지만  주어진 시간이 원망스럽다는 생각을 하며 강천산 구름다리를 향해가는 발길은 한결 가볍다.

현수교 다리가 눈에 띤다. 한걸음에 올라간 다리앞에서 가이드의 환한 미소를 보니  고맙다는 생각을 해본다.  구름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주는 센스까지 겸한 이선애 가이드.

차안에서 안내방송시 낭낭한 목소리와 함께 말끝에 붙이는 "음음" 하는 소리까지 어쩜 병아리 유치원 선생님 같은 호감을 지닌 가이드를 보니 매우 반가웠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차례를 기다리며 이가이드님에게 사진들을 부탁하고 그런상황에서 싫은 내색한번 하질 않는 그는 베테랑 가이드님이 틀림없는 듯......  

많은 사람들이 현지 직원인 줄 알고 그를 붙들고 않놔 주었다는 후문이 돌정도로 유명했다는 전설이..... 

구름다리를 건너 보니 주변경치가  정신을 못차리게 한다. "아! 이것이 정녕 힐링이 아닌가!"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구장군폭포로 발길을 재촉해보았다. 

아홉장수가 이폭포에서 결의를 다지고 큰 전공을 세웠다는 전설을 지닌 구장군폭포. 그러나 이겐 웬 날벼락...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이 있듯이 공사중이라 폭포수는 보질 못했지만  컴퓨터의 힘을 빌려 폭포수를 그려넣었다.

구장군 폭포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고 갈려는 커플과 일가족들을 열심히 찎어주고 보니  아내가 사려졌다. 허둥지둥  찾아가니 산수정옆에 약수에서 물한모금 마시고 있었다. 

산수정을 내려오면서 하늘을 쳐다보니 강천산 구름다리가 출렁거린다. 내마음도 함께 출렁이는 이순간,이마음은 어쩔수 없는 자연을 사랑하는 낭랑시인. 최헌의 구름나그네가 생각난다.  

가다 말다 돌아서서 아쉬운 듯 바라본다. 미련없이 후회없이 남자답게 길을 간다. 

눈물을 감추려고 하늘을 보니 정처없는
구름나그네. 어디로 가는 걸까 아무말도 하지않고 부는 바람 새소리에 고개너머 님 찾으러....

  

정말이다. 강천산 구름다리. 내마음 한구석에 자리잡는 한폭의 동양화처럼 내맘을 흠뻑 취하게 한다.

마음은 남기고 육체는 다음 행선지를 위해 떠나간다.

십자생교에서 만난 예쁜 거북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귀여워 했는지 손때에 반짝거린다.

강천사가 보인다.

산수에 묻혀 사는 강천사는 자연을 너무 사랑한 것같다....동네에 있는 돈많은 사찰에 비하면 보잘것이 없지만... 자연을 벗삼아 사는 스님들.해탈의 마음을 가지는 것은 저 어린애의 어린 동심처럼, 순수하게 쌓여져 있는  돌탑들처럼, 강천산의 순수함.그 자체처럼. 인위적이지만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며 긴 나래를 펴서 속세에 찌든 이마음을 부드럽게 표용하는 모양이 마냥 부럽기만 하구나!

올 가을에 "I will be back " 하리라 생각하며 다음 행선지인 고추장마을로 달려간다.